중국발 AI 칩·인수 소식이 엔비디아를 위협할까: 딥시크 이후 다시 커진 2026년 변수
딥시크 이후 또 한 번: 중국발 AI 기술 진전이 엔비디아를 흔들 수 있는 이유
2026년을 앞둔 미국 증시는 여전히 인공지능(AI)이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꼽힙니다. 문제는 이 성장 서사가 특정 소수 종목에 과도하게 걸려 있고, 그 틈을 중국이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1년 전 ‘딥시크’가 투자심리를 흔들었던 장면이 떠오르는 가운데, 중국 연구진의 신형 칩과 대형 인수 소식이 다시 한 번 “미국이 AI의 주도권을 계속 쥘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시장에 던지고 있습니다.
최근 두 달, AI 주도주가 흔들린 이유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AI 대표주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엔비디아(Nvidia, NVDA)는 약 8%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FT)와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 META)는 각각 10%, 11.8% 하락했습니다.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로 분류되는 오라클(Oracle, ORCL)은 28%나 밀렸고, AI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인 코어위브(CoreWeave, CRWV)는 45% 이상 급락했습니다.
이 하락의 배경은 단순히 “AI가 식었다”라기보다, 시장이 두 가지를 동시에 걱정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데이터센터 투자가 너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그 거대한 투자금이 실제 이익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AI는 분명 성장하고 있지만, 그 성장이 기업들의 손익계산서로 깔끔하게 옮겨오는 속도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의 ‘광자(Photon) 칩’ 주장: 라이트젠이 던진 메시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 상하이·베이징의 대학 연구진이 광자(빛 입자)를 활용하는 컴퓨팅 칩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름은 라이트젠(LightGen)이며, AI 학습(트레이닝)과 추론(인퍼런싱)에서 기존의 실리콘 기반 칩(웨이퍼)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엔비디아가 내놓은 블랙웰(Blackwell) GPU보다도 성능·효율이 낫다는 평가가 함께 언급되면서,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만한 소재가 됐습니다.
다만 라이트젠의 활용 분야는 모든 AI 작업을 폭넓게 커버하기보다는, 영상 제작과 이미지 합성처럼 특정 용도에 더 맞춰져 있다는 점도 함께 제시됩니다. 즉 “당장 엔비디아의 핵심 사업을 전면 대체한다”로 보기엔 이르지만, 중국이 반도체·AI 기반기술을 계속 쌓아 올리고 있다는 신호로는 가볍지 않습니다.
메타의 25억달러 베팅: ‘범용 AI 에이전트’ 경쟁이 더 거칠어질 수 있습니다
기술만 문제가 아닙니다. 기업 인수도 시장의 경계심을 키웠습니다. 메타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마누스(Manus)라는 AI 스타트업을 약 2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마누스는 중국에서 창업된 회사로 소개되며, 스스로를 “세계 최초의 범용 AI 에이전트”를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더 나아가 오픈AI(OpenAI)가 내놓은 딥 리서치(Deep Research)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표현까지 등장합니다.
이 지점은 투자자 관점에서 두 겹으로 해석됩니다. 하나는 “빅테크가 다음 경쟁 라운드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큰 돈을 쓰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경쟁의 중심이 점점 더 글로벌화되고, 특히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생각만큼 빠르게 벌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힙니다.
2026년 미국 주식의 구조적 취약점: ‘소수 종목 의존’이 너무 큽니다
미국 증시 전체의 관점에서 더 불안한 대목은, 2026년 성과 전망이 여전히 극도로 일부 대형 기술주에 기대고 있다는 점입니다. S&P 다우존스 인디시스(S&P Dow Jones Indices)의 수석 지수 애널리스트인 하워드 실버블랫(Howard Silverblatt)은, 2026년에 S&P 500(S&P 500, SPX)이 기대하는 약 15% 상승 가운데 ‘매그니피센트 세븐’이 약 45%를 견인할 것이라는 취지의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AI와 연결된 양대 축인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S&P 500의 기대 상승분 중 약 30%를 차지할 수 있다고 언급됩니다. 이 말은 반대로, 중국발 기술 진전이 “미국 AI 리더십을 위협한다”는 식으로 해석되는 순간, 연초에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자금은 AI로 몰립니다: 오픈AI의 1,000억달러 조달 구상
흥미로운 것은, 경쟁 압력이 커져도 투자자들이 미국 내 AI 스타트업에 돈을 대는 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픈AI는 봄까지 추가로 1,000억달러를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거론되며, 이 경우 기업가치가 8,3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딥워터 애셋 매니지먼트(Deepwater Asset Management)의 진 먼스터(Gene Munster)는 이를 오픈AI의 2026년 매출 전망치 약 350억달러(중간값) 대비 약 24배 수준으로 계산합니다. 매출 대비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게 잡혀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성장 기대”를 얼마나 크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지도 드러납니다.
‘차단’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미국도 중국도 서로의 선택지를 좁히지 못합니다
여기서 가장 복잡한 문제는 공급망과 정책입니다. AI 기업들뿐 아니라 미국 정부 역시 “중국에 중요한 부품을 완전히 끊어내는 선택”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25년 12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에게 H200 프로세서를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되, 그 조건으로 매출의 25%를 워싱턴에 ‘수익 공유’ 형태로 납부하도록 하는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지키고 미국 일자리를 만들며 AI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놓았고, 동시에 엔비디아의 미국 고객들이 이미 블랙웰, 그리고 향후 루빈(Rubin)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이들 제품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중국 측에서도 엔비디아가 H200을 팔 수 있도록 하는 라이선스(허가)를 아직 내주지 않았다는 흐름이 언급됩니다. 베이징의 규제 당국이 미국산보다 중국 내에서 만든 프로세서를 더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즉, 미국이 “조건부 허용”을 내놔도 중국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고, 그 사이에서 중국의 자체 기술 개발은 계속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딥시크 충격’이 남긴 교훈: 시장 반응은 늦게 올 수도 있습니다
1년 전 사례가 다시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중국의 대형 성과로 꼽히는 딥시크(DeepSeek)의 R1 출시는 2025년 1월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고, 당시 엔비디아 주가는 17% 급락, 나스닥 종합지수(Nasdaq Composite)는 3% 하락했다고 언급됩니다.
특히 중요한 포인트는 “공식 출시일”과 “시장 급락” 사이에 시차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딥시크의 공식 출시는 2025년 1월 20일로 제시되며, 시장이 크게 반응한 시점은 그로부터 7일 뒤였다고 설명됩니다. 라이트젠 역시 “아직은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라는 평가가 붙지만, 투자심리라는 것이 언제든 비슷한 방식으로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2026년 초 시장이 확인하려는 질문들
연말로 갈수록 AI 관련 주식이 기대만큼 강하게 움직이지 못한 배경에는, 데이터센터의 자본지출 부담과 함께 “AI가 실물경제 기업들에 얼마나 빨리, 얼마나 넓게 확산되느냐”가 아직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깔려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기술 진전은 ‘단독 변수’라기보다, 이미 불안해진 투자 프레임에 추가로 던져진 압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 Remember DeepSeek? China Could Have a New Nvidia Threat. - Barr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