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미디어 업계 전망: 넷플릭스 인수전, 디즈니의 AI 올인, 틱톡·유튜브 TV의 역습
2026년 미디어·통신 업계, “인수전·AI·틱톡”이 동시에 흔드는 투자 지형
2026년 미디어·통신 업계는 겉으로는 조용해 보여도, 시장을 크게 흔들 수 있는 변수가 한꺼번에 쌓이고 있습니다. 하나는 초대형 인수전이고, 또 하나는 생성형 AI의 본격 도입이며, 마지막은 스트리밍을 잠식하는 짧은 동영상과 ‘인터넷 TV’의 확산입니다. 이 세 축은 서로 따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결국 “콘텐츠를 누가 어떻게 만들고, 어디에서 시청 시간을 확보하느냐”라는 한 질문으로 수렴합니다.
넷플릭스와 워너 인수전, 결말이 “무산”일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가장 큰 드라마는 넷플릭스(Netflix, NFLX)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를 둘러싼 인수전입니다. 넷플릭스는 워너의 스트리밍 및 스튜디오 자산을 주당 27.75달러에 사들이는 거래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 PSKY)가 워너 전체를 주당 30달러에 사겠다는 적대적 제안을 투자자들에게 직접 내놓으면서 판이 커졌습니다.
파라마운트는 12월 21일 제안을 수정하면서, 오라클(Oracle, ORCL)의 회장인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의 개인 보증까지 포함시켰습니다. 인수 제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로 읽힙니다. 워너는 한편으로 파라마운트 제안 대신 “더 우월한” 넷플릭스 거래를 받아들이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게임의 변수는 가격 경쟁보다 규제입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넷플릭스-워너 결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했고, 바로 다음 날에는 파라마운트가 소유한 CBS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정치·규제 리스크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결국 어느 쪽도 성사시키지 못할” 시나리오가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2027년 6월 30일까지 어떤 거래도 마무리되지 않을 확률을 8%로 제시합니다. 이 경우 세 종목이 모두 불확실성에 발목 잡혀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함께 나옵니다.
미디어 회사들의 ‘AI 올인’, 디즈니가 신호탄을 쐈습니다
AI는 기술주만의 이슈가 아니라, 2026년부터는 콘텐츠 산업의 생산 방식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신호가 월트 디즈니(Walt Disney, DIS)의 움직임입니다.
디즈니는 오픈AI(OpenAI)에 10억달러를 투자했고, 파트너십을 통해 오픈AI의 생성형 비디오 앱 소라(Sora) 이용자들이 미키마우스, 신데렐라, 캡틴 아메리카 같은 디즈니 캐릭터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투자” 그 자체보다, 경쟁사들도 비슷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더 나아가 어느 대형 스트리밍 사업자가 2026년에 AI로 만든 시리즈를 실제로 내보내는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런 시도는 작가·배우 등 창작 노동자들의 강한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크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제작비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2026년은 “AI가 콘텐츠 제작의 보조 도구”를 넘어 “산업의 비용 구조를 건드리는 도구”로 올라서는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의 최대 위협은 ‘다른 스트리밍’이 아니라 틱톡과 유튜브 TV입니다
미디어 기업들이 지난 몇 년간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해 스트리밍 경쟁에 집중해 왔다면, 2026년에는 싸움의 축이 바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핵심 경쟁자는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가 아니라, 유튜브 TV(YouTube TV)와 짧은 동영상 앱입니다.
알파벳(Alphabet)의 유튜브 TV는 미국 시청자 시장에서 12.9%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제시됩니다(11월 닐슨 집계). 이는 넷플릭스 8.3%,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4.7%를 앞서는 수준입니다. 한국 독자 관점에서 쉽게 풀면, “넷플릭스 같은 OTT를 대신해, 유튜브가 운영하는 ‘인터넷 기반 유료 TV’가 시청 시간을 가져가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 META)의 인스타그램(Instagram)과 틱톡(TikTok) 같은 짧은 동영상 서비스가 젊은 세대를 빠르게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이유가 “콘텐츠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사람들이 아예 다른 형태의 영상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넷플릭스가 워너 자산을 사들이려는 시도는 단순한 ‘규모 키우기’가 아니라 생존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피보탈 리서치 그룹(Pivotal Research Group)의 애널리스트 제프리 블로다르착(Jeffrey Wlodarczak)은 이 거래를 “극도로 비싼” 선택으로 보면서, 장기적 역풍을 사실상 인정하는 약 830억달러 규모의 고백이라는 취지로 평가합니다. 그 역풍의 대표 주자가 바로 틱톡 같은 앱이라는 이야기입니다.
2026년 투자자들이 결국 확인하려는 것
2026년의 미디어·통신 업계는 “무슨 작품이 흥하느냐”보다, 더 구조적인 질문에 답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첫째, 초대형 인수전이 규제 문턱을 넘으며 실제로 산업 지형을 바꿀지입니다.
둘째, AI 도입이 논란을 감수하고도 비용 구조와 제작 프로세스를 재편할 만큼 강력한지입니다.
셋째, 스트리밍이 시청 시간을 지키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틱톡·유튜브 TV’와 경쟁할 수 있는지입니다.
그리고 이 세 질문은 한 가지로 귀결됩니다. 앞으로의 승자는 ‘콘텐츠를 잘 만드는 회사’만이 아니라, 시청 시간을 붙잡는 방식 자체를 가장 빠르게 바꾸는 회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 5 Media and Telecom Predictions for 2026—and How Investors Should Play Them - Barr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