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C와 지니어스 법: 스테이블코인 시대, 디지털 달러 시스템은 어디로 향하는가

왜 지금 스테이블코인과 미국 달러 시스템을 이해해야 할까

2025년,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코인 투자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디지털 송금, 글로벌 결제, 해외 프리랜서·크리에이터 수익 수령, 심지어는 국가 간 무역 결제까지 영역이 확장되면서 “달러의 인터넷화”라는 거대한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에는 USDC(서클의 스테이블코인)와 2025년 미국에서 통과된 지니어스 법(Genius Act)이 있습니다.

이 글은 마켓워치가 보도한 서클 CEO 제러미 얼레이어 인터뷰와 관련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투자자·크리에이터·일반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스테이블코인 USDC와 지니어스 법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며, 디지털 달러 시스템이 앞으로 글로벌 금융과 해외 송금·크리에이터 수익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설명합니다. (USDC, USDT, 스테이블코인, 지니어스법, 디지털달러, 미국금융, 미래의금융시스템, 해외송금, 크리에이터수익, 금융트렌드)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 “1달러의 디지털 버전”

스테이블코인은 말 그대로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암호화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가 ‘달러 1개 = 토큰 1개’ 구조입니다.

즉, 디지털 형태의 달러라고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 전 세계 어디로든 몇 초 안에 송금 가능

  • 수수료는 은행 대비 극도로 저렴

  • 24시간·365일 작동

  • 블록체인으로 이동 경로가 투명하게 기록됨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은 USDT(테더)USDC(서클)입니다. 두 자산은 비슷해 보이지만, 구조·투명성·사용 목적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USDC는 무엇이 다를까: “규제 안에서 성장하는 디지털 달러”

USDT(테더)와 USDC는 모두 ‘1달러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실제로는 태생적 배경과 운영 방식, 투명성 면에서 매우 큰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USDT는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량과 유동성 측면에서는 압도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자산 공시나 감사 투명성 부족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한편 USDC는 처음부터 미국 규제의 틀 안에서 ‘제도권형 스테이블코인’을 목표로 설계된 자산입니다. 발행사인 서클(Circle)은 미국의 금융감독 규정을 충실히 준수하며, 준비자산을 1:1 이상으로 보유하고 정기적인 외부 감사보고서를 공개해 신뢰도를 높여 왔습니다.

USDC의 또 다른 특징은 ‘미국 금융 시스템의 연장선에 있는 디지털 달러’라는 점입니다. 서클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코인이나 투자 수단이 아니라 전 세계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실시간 달러 결제 기술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이 기존 스테이블코인들과의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지니어스 법이란 무엇인가: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끌어올린 결정적 법안

2025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지니어스 법(Genius Act)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준비자산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한 법입니다. 지니어스 법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1. 1:1 준비자산 의무화

과거 많은 스테이블코인들은 “1달러를 맡기면 1달러어치 토큰을 준다”라고 주장했지만, 그 준비금을 정확히 어디에 보관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일부 발행사는 회사 재무 상황이 불안해지면 실제 준비금이 부족해질 위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니어스 법 이후에는 고품질 유동자산(HQLA)—미국 국채, 현금, 레포(초단기 담보대출) 등—으로 100% 이상의 준비금을 반드시 갖추어야 합니다.

만약10억 달러어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면,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현금이 별도 계정에 정확히 보관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기준은 은행 규제보다도 엄격한 편이어서,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 논란을 크게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2. 발행기관 등록제

과거에는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달러 연동 토큰’을 만들어 유통시킬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2020~2023년 사이에는 200개가 넘는 ‘가짜 스테이블코인’들이 시장에 등장했다가 사라졌습니다.

지니어스 법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인가된 기관만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설계했습니다. 은행, 신탁회사, 지정된 핀테크 기업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한 기관만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발행사가 파산하거나 운영이 불투명해질 경우 이용자 자산이 위험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3. 일일 보고 & 감시 강화

준비자산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어디에 보관되는지, 그 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규제기관에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분기 단위 보고가 일반적이었지만, 지니어스 법은 이를 훨씬 강화하여 준비자산 현황을 사실상 ‘상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로 바꾸었습니다.

USDC 발행사인 서클(Circle)은 매일 오후 기준으로 준비자산 총액과 해당 자산의 종류를 공개해야 하고, 외부 감사기관의 점검도 의무화되었습니다. 이는 투자자와 사용자에게 “내가 들고 있는 USDC는 진짜 1달러가 맞다”는 신뢰를 주는 핵심 요소입니다.

4. 이용자 보호 조항

스테이블코인이 폭넓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막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가 보호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니어스 법은 이를 위해 예금보험제도와 유사한 소비자 보호 장치를 도입했습니다.

혹시 발행기관이 갑자기 파산하더라도 준비자산은 발행사의 자산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고객 자산 분리 보관’) 사용자는 자신의 토큰 가치를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결제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하거나, 특정 플랫폼에서 부당하게 결제가 누락될 경우에도 조정·구제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을 ‘암호화폐’가 아닌 미국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인정한 결정적 전환점입니다. 즉, 규제 바깥에서 실험적으로 쓰이던 디지털 달러가 이제는 미국 정부의 감독 아래, 은행 시스템과 유사한 안정성을 가진 공식 결제 기술로 진입했다는 뜻입니다.



USDC와 미국 국채의 관계: “디지털 달러가 국채 수요를 만든다”

USDC의 준비금은 대부분 단기 미국 국채와 현금성 자산으로 구성됩니다. 즉, USDC가 발행될수록 미국 국채를 직접적으로 더 많이 매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두 가지 중요한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첫 번째는 미국 국채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USDC가 글로벌 결제망에서 사용량을 늘릴수록, 발행사는 더 많은 국채를 준비자산으로 보유해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기반 자산—특히 미국 국채—의 수요가 증가하며, 이는 미국의 금융 패권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두 번째는 미국 금리가 USDC 생태계와 서클의 수익성에 직결된다는 사실입니다.

준비자산 대부분이 단기 국채이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수록 서클의 이자 수익은 커지고, 금리가 낮아지면 수익도 줄어듭니다. 즉, USDC는 단순한 블록체인 자산이 아니라 미국 금리 정책과 매우 긴밀하게 움직이는 ‘디지털 금융 인프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USDC vs USDT: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USDT와 USDC는 외형만 보면 거의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서로 다른 용도와 성격을 지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USDT는 글로벌 코인 시장의 ‘가장 널리 쓰이는 달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거래소에서 가장 먼저 상장되는 스테이블코인이며, 유동성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원하는 순간에 거의 즉시 매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준비자산에 대한 투명성 논란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USDC는 반대로 투명성과 규제 준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 디지털 달러입니다.

미국의 지니어스 법 적용 대상이기도 하며, 준비자산 공개·외부 감사·미국 규제기관 보고 체계를 갖추고 있어 제도권에서 신뢰도가 높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 내 기업 결제, 핀테크, 해외 송금 플랫폼에서 USDC 채택 속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어떤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할지는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안전성과 규제 친화성을 우선한다면 USDC가 더 적합하고, 유동성과 범용성을 중시한다면 USDT가 편리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용자들이 두 자산을 혼합해 사용하며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결국 ‘디지털 달러 인프라’가 된다

지니어스 법 이후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코인이 아니라 디지털 달러 결제 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코인 하는 사람들만 쓰는 디지털 달러’ 정도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습니다. 

해외 쇼핑몰 자동결제, 글로벌 송금 앱, 프리랜서 해외 수익 수령 플랫폼, 심지어 일부 국가의 공공 서비스 결제 실험까지 확장되면서 “디지털 달러는 이미 일상 속에 들어온 기술”이 되었습니다. 그 변화의 방향성은 다음의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개인 송금의 혁신

예전에는 해외 송금 한 번 하려면 2~5일이 걸리고, 수수료도 2만~5만 원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USDC 기반 송금 서비스(예: 일부 글로벌 핀테크, 웹3 송금 앱)를 사용하면 1분 내 송금 완료가 가능하고, 수수료는 몇 백 원 수준에 그칩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한국으로 100달러를 보내도 실제 도착 금액이 99달러 이상인 수준입니다. 이미 남미·동남아에서는 이 방식이 일상화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점차 상용화가 진행 중입니다.

2. 크리에이터·프리랜서 수익 수령 방식 변화

아마존 KDP·유튜브·미디어 판매·해외 플랫폼 프리랜서의 경우, 기존에는 송금 수수료·지연·은행 심사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플랫폼 중 일부는 USDC 결제를 시범 제공하고 있으며, 이미 프리랜서·크리에이터 커뮤니티에서는 USDC를 급여처럼 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달러 정산 → 은행 송금’ 대신, ‘USDC 즉시 지급 → 필요하면 원화 변환’ 방식으로 바뀌며 실제 수령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졌습니다.

3. 글로벌 결제망의 재편

동유럽·아프리카·동남아 일부 국가는 이미 국가 단위의 USDC 결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의 일부 관공서 전자 결제 시스템에서는 USDC 기반 소액 결제를 테스트했고,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물가 불안 때문에 USDC가 사실상 ‘전자형 안전자산’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테이블코인이 국제 결제망으로 채택되면, 디지털 달러가 비공식적인 글로벌 결제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4. 달러 패권의 디지털 확장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될 때마다 실제 미국 국채·현금으로 1:1 준비금이 들어갑니다. 즉, USDC 사용이 늘어나는 순간 미국 국채 수요도 함께 증가합니다. 이는 단순히 “코인이 커진다”가 아니라, 미국 달러 시스템이 인터넷 속으로 전 세계에 확장되는 과정입니다. 

디지털 달러의 확산은 결과적으로 미국 금융 패권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나는 코인 안 한다"는 사람에게도 결국 영향을 주는 변화

스테이블코인은 투기를 위한 암호화폐가 아니라, 달러 시스템의 디지털 버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 안에 해외송금·플랫폼 수익·온라인 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접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변화가 될 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금융의 새로운 운영체제(OS)다.”

지금부터 천천히 이해하고 익혀두는 것이 미래의 금융 환경에서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참고 출처

  • MarketWatch, “This billionaire CEO says stablecoins will matter to you — even if you don’t own crypto” (Nov. 2025)

  • Circle IR 자료 및 공개 감사보고서

  • U.S. Genius Act 법안 전문 및 요약자료

  • 미국 재무부 HQLA 관련 기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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