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코인은 왜 ‘호재 속 하락’했나: 비트코인 -6%, 200억달러 청산, 2026년 클래리티법 변수
“원하던 건 다 얻었는데, 가격은 내렸다” 2025년 코인 시장의 역설과 2026년 변수
2025년 가상자산 시장은 겉으로 보면 ‘호재의 퍼즐’이 거의 다 맞춰진 한 해였습니다. 백악관에 친(親)크립토 성향의 대통령이 들어섰고, 연방 차원의 비트코인 준비금 논의가 오갔으며, 규제 분위기도 전보다 부드러워졌습니다. 비트코인(Bitcoin, BTC) 현물 ETF에 이어 더 작은 코인에 투자하는 ETF가 늘었고, 주요 디지털자산 기업들의 상장도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2025년 들어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약 6% 하락했고, 같은 기간 금(Gold)은 70% 이상 상승,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S&P 500 Index, SPX)는 17% 상승했습니다. 일부 알트코인은 최고점 대비 90% 가까이 밀린 상태로 언급됩니다. “정책과 제도는 좋아졌는데, 왜 가격은 따라오지 못했나”가 투자자들의 가장 큰 질문이 됐습니다.
2025년에 ‘좋았던 것들’이 가격을 못 올린 이유
가상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자산운용(Bitwise Asset Management)의 최고투자책임자 맷 호건(Matt Hougan)은, 단기 투자자라면 2025년을 실망스럽게 느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대하던 일이 거의 다 현실이 됐는데도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시장 메커니즘’이 겹친 것으로 설명됩니다. 하나는 심리적 가격대의 힘이고, 다른 하나는 레버리지(빚을 내 투자하는 방식)가 만든 충격파입니다.
1) 심리적 가격대가 만든 매도 압력: 10만달러 돌파 이후의 ‘현실 인식’
비트코인은 2024년 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재선 승리 이후,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후 2025년 10월에는 12만5,000달러를 웃도는 고점까지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6자리 숫자(10만달러대)’는 오래 보유해 온 투자자들에게도 심리적으로 매우 큰 기준선이 됐습니다. 호건은 이 구간에서 장기 보유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기 쉬웠다고 봤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분석 업계에서 흔히 “고래(whales)”라고 부르는 대형 보유자(보통 1,000개 이상 보유자)가 매도에 나서면서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흐름이 함께 언급됩니다.
2) ETF로 ‘기관 자금’이 들어와도, 가격은 단기적으로 따로 놀 수 있습니다
한편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자금이 계속 유입됐습니다. 첫 현물 비트코인 ETF가 출시된 2024년 1월 11일 이후, 2024년 한 해 동안 순유입이 355억달러, 2025년에도 속도는 둔화됐지만 12월 22일(월요일)까지 221억달러가 추가로 유입됐다고 집계됩니다.
즉 “전통 금융 상품을 통해 들어오는 돈”은 늘고 있었는데도 가격이 하락한 것입니다. 리플렉시티리서치(Reflexity Research)는 정책 환경의 개선이 장기 전망을 나아지게 만들 수는 있어도, 단기 가격 움직임을 곧바로 바꾸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한국 독자 입장에서는 이 대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ETF 자금 유입은 ‘수요가 존재한다’는 신호이지만, 동시에 시장에 이미 깔려 있던 차익 실현 물량이나 레버리지 청산 같은 변수가 더 크게 작동하면 단기 가격은 얼마든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3) 10월 10일 ‘역대 최대 청산’이 시장 체력을 흔들었습니다
2025년 10월 10일,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역사상 가장 큰 청산(liquidation) 사건이 발생해 최소 200억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정리된 것으로 언급됩니다.
청산은 가격이 특정 방향으로 급격히 움직일 때, 빚을 내 투자한 포지션이 강제로 정리되며 연쇄적으로 추가 매매를 유발하는 현상입니다. 찰스슈왑금융리서치센터(Schwab Center for Financial Research)의 가상자산 리서치·전략 담당 짐 페라욜리(Jim Ferraioli)는 이 충격이 단발성이 아니라 시장 전반의 안정성을 훼손하며 여파가 오래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결국 2025년의 가격 부진은 “호재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심리적 가격대에서의 매도와 레버리지 구조의 취약함이 한꺼번에 드러난 결과로 정리됩니다.
2026년에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반전 조건’ 2가지
호건은 2026년 반등의 조건으로 정책 측면의 추가 진전과 우호적인 거시 환경을 함께 언급합니다. 특히 시장은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신호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1) 금리 환경: 2025년 부진이 오히려 ‘상대적 여유’를 만들 수 있습니다
2025년에 비트코인이 주요 위험자산 대비 부진했던 만큼, 반대로 2026년에는 주식보다 “올라갈 공간”이 더 크다는 논리가 제시됩니다. 여기에 2026년 거시 환경이 우호적일 것이라는 기대도 겹칩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 데이터 기준으로,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가 2026년에 25bp(0.25%포인트)씩 두 차례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언급됩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는 경우가 많고, 이때 가상자산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집니다.
2) 규제·입법: ‘클래리티 법’이 통과되면 가장 큰 촉매가 될 수 있습니다
2026년 정책 촉매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이른바 **클래리티 법(Clarity Act)**입니다. 핵심은 “가상자산을 어떤 규제기관이 어떤 기준으로 감독할지”를 연방 차원에서 더 명확히 해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자는 구상입니다. 지지자들은 관할이 선명해지면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쉬워지고,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본도 늘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법안은 2025년 7월 하원에서 초당적 지지로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멈춰 섰습니다. 데이비스라이트트레메인(Davis Wright Tremaine) 로펌 파트너이자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CFTC) 집행국 변호사였던 리즈 데이비스(Liz Davis)는, 지연의 배경으로 10월 1일부터 43일간 이어진 미국 역사상 최장 정부 셧다운이 언급된다고 설명합니다.
페라욜리는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2026년 가상자산 시장의 가장 큰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대로, 기대가 식어가는 카드도 있습니다: ‘연방 비트코인 준비금’의 구체성 부족
한때 업계를 가장 흥분시켰던 공약은 연방 차원의 비트코인 준비금 구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백악관 가상자산 워킹그룹이 준비한 보고서에서 이 계획에 대한 새로운 구체 정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의 열기가 다소 식었다는 흐름이 함께 언급됩니다.
즉 2026년의 핵심은 “좋은 말”이 아니라, 실제로 집행 가능한 법·제도 변화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2025년의 역설은 ‘시장 구조’가 만든 결과, 2026년의 관건은 ‘명확한 룰’과 ‘금리 환경’입니다
2025년은 가상자산 업계가 원하던 제도적 진전을 상당 부분 얻었음에도, 가격은 심리적 저항선과 레버리지 청산 충격을 버티지 못한 해로 정리됩니다. 그래서 2026년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되는지, 그리고 클래리티 법처럼 연방 차원의 규제 체계가 실제로 정리되는지가 “가격의 다음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 Crypto investors got almost everything they wanted in 2025, yet prices still fell. They’re looking for more help from the White House in 2026. - MarketWat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