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은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투자자는 ‘순수 플레이·빅테크·인프라’ 중 어디를 봐야 할까

양자컴퓨팅은 이제 ‘작동’합니다. 다음 시험대는 주식 시장입니다

양자컴퓨팅은 오랫동안 “언젠가 가능할 기술”로 취급돼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실험실 성과가 조금씩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묻는 질문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술이 되느냐 마느냐보다, 그 기술이 기업의 매출과 이익으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느냐가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팅이 ‘작동’ 단계로 들어오며 투자 논리도 바뀌고 있습니다. 순수 양자주, 빅테크, 보안 인프라 관점을 정리합니다.

투자자는 지금 ‘세 갈래 길’ 앞에 서 있습니다

양자컴퓨팅 투자 아이디어는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순수 양자컴퓨팅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길이고, 둘째는 초대형 빅테크 기업의 양자 부문에 간접적으로 올라타는 길이며, 셋째는 인프라(삽과 곡괭이)에 해당하는 주변 생태계에 투자하는 길입니다.

1) ‘순수 양자컴퓨팅’은 로또에 가깝지만, 당첨금은 비대칭일 수 있습니다

아이온큐(IonQ, IONQ),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 RGTI), 디웨이브 퀀텀(D-Wave Quantum, QBTS) 같은 기업들은 전형적인 고위험·고수익 구간에 있습니다. 이들은 빅테크와 정면 승부를 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는 “기술적 우위를 입증해 인수 후보가 되는 길”이 자주 거론됩니다.

한 번이라도 분명한 상업적 우위가 확인되면, 인수합병 이슈가 단기간에 주가를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확률이 조금 더 나은 복권’에 비유되곤 합니다.

2) ‘빅테크의 양자컴퓨팅’은 더 안전하지만, 성과가 주가에 묻힐 수 있습니다

알파벳(Alphabet, GOOGL),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FT), 아마존(Amazon.com, AMZN)은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의 양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언급됩니다. 여기에 IBM(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IBM)도 비슷한 축에 놓입니다.

이 길을 택하면 “양자에 참여할까 말까”가 아니라, 양자가 향후 10년 안에 이들 기업의 실적에 ‘의미 있는 비중’으로 들어오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됩니다. 다만 사업 규모가 워낙 큰 기업들이다 보니, 양자에서 성과가 나도 주가에 반영되는 속도는 더디거나 희석될 수 있습니다.

3) ‘인프라’는 화려하지 않지만, 가장 먼저 돈이 도는 구간일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팅이 본격화될수록 오히려 당장 현실에서 돈이 도는 곳은 보안과 전환 비용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특히 “포스트-퀀텀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는 이미 기업과 정부 조직에 규정 준수(컴플라이언스) 이슈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NIST)가 2024년에 양자 내성(quantum-resistant) 알고리즘을 표준화하면서, 정부 계약업체·은행·방산 기업 등은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을 예산 항목으로 편성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때 ‘삽과 곡괭이’는 “큐비트(양자 비트) 그 자체”가 아니라, 고전 컴퓨팅과 양자 장비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면 극저온(크라이오) 장비, 제어 전자장치, 오류 수정 소프트웨어 같은 영역입니다. 겉으로는 덜 화려해도, 향후 10년 안에 매출로 연결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류 수정은 아직 멀었다”는 회의론이 줄어드는 이유

양자컴퓨팅의 고질적 약점은 큐비트가 외부 잡음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핵심 과제는 오류 수정(error correction) 이었는데, 최근에는 “해결되지 않았다”에서 “해결로 가는 경로가 확인됐다” 쪽으로 평가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2024년 12월 구글(Google)이 ‘윌로(Willow)’ 칩으로 임계값 이하(below threshold) 오류 수정을 시연한 사례가 대표적으로 언급됩니다. 큐비트 배열을 3×3에서 5×5, 7×7로 키울수록 오류가 더 쌓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류율이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 의미로 제시됩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토폴로지 큐비트(topological qubits) 관련 돌파구를 발표했고, 아마존은 ‘오셀롯(Ocelot)’ 칩이 오류 수정 비용을 90% 줄였다고 언급됩니다. IBM은 2029년까지 10만 큐비트 시스템 로드맵을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등장합니다. 이 흐름을 두고 “탈출 속도(escape velocity)”라는 표현까지 나옵니다.


비트코인은 양자컴퓨팅 시대에 사라질까요

양자컴퓨팅이 성숙하면 현재 널리 쓰이는 공개키 암호(특히 타원곡선 암호, ECC)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럼 “비트코인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다만 2024년에 북한이 암호화폐를 탈취한 사건들이 거론될 때, 그 원인이 암호를 ‘깨서’가 아니라 사람을 ‘속여서’였다는 점이 강조됩니다. 대표적으로 바이빗(Bybit)에서 약 15억 달러 규모 피해가 언급되는데, 이는 슈퍼컴퓨터나 양자 장비가 아니라 사회공학·내부 접근 문제가 핵심이었다는 설명입니다.

더 본질적인 논리는 이렇습니다. 양자컴퓨터가 ECC를 깰 수준이면, 비트코인만이 아니라 구글·마이크로소프트·미 연방준비제도 같은 핵심 금융 인프라, 은행, 군사 시스템, 정부 데이터베이스까지 디지털 문명 전체가 동시에 위험해집니다. 그런 세계에서는 비트코인이 “첫 번째 도미노”가 아니라 “한참 뒤의 도미노”에 가깝다는 시각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업그레이드 경로가 있습니다. NIST가 2024년에 양자 내성 알고리즘 표준을 확정한 만큼, 네트워크는 포스트-퀀텀 서명 방식으로 이전할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코인(활성 코인)은 새 주소로 옮겨 새 암호 체계를 적용하고, 반대로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 보유분을 포함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은 코인 중 일부는 구형 주소에 묶여 사실상 사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언급됩니다. 

대략 400만 개 코인이 취약한 P2PK 주소에 남아 있을 수 있으며, 이 경우 유통 물량이 줄어드는 “공급 충격”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시간표에 대해서는 엔비디아(Nvidia, NVDA)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Jensen Huang)이 현재 암호 체계를 깰 양자컴퓨터까지 15~30년을 언급했고, 비트코인 보안 전문가 제임슨 롭(Jameson Lopp)은 네트워크가 이전을 마치려면 5~10년 정도가 필요하다고 추정합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대응할 시간은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큐비트 숫자 경쟁’보다 중요한 것: 무엇을 먼저 돈으로 바꾸는가

양자컴퓨팅에서는 “큐비트가 많다”는 말이 자주 등장하지만, 이것이 곧바로 사업성과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큐비트는 일종의 보이는 지표일 뿐이고, 기업 실적을 바꾸는 것은 오류 수정이 적용된 상업용 시스템을 만들어 반복 매출로 전환하는 능력이라는 관점이 강조됩니다.

결국 승자는 “가장 많은 큐비트”가 아니라, 기술적 복잡성을 비즈니스 전략으로 번역해 가장 먼저 유스케이스를 장악하는 기업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망만 하는 기업은 몇 년 뒤 ‘놓친 기회’에 대한 사례 연구를 쓰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도 함께 따라옵니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오히려 투자 포인트가 될 때

양자컴퓨팅 투자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장벽은 “너무 어렵다”는 감정입니다. 예컨대 ‘웨이퍼 스케일 극저온 통합(wafer-scale cryogenic integration)’ 같은 표현은 엑셀로는 잘 잡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술 혁명이 클수록 평가가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초기 참여자가 적었다가, 작동이 확인되면 수요가 폭발하는 패턴이 과거에도 있었다는 비유가 나옵니다.

이 시각에서는 “물리학을 완벽히 이해하는 투자자”보다 “사회와 산업이 어떤 방식으로 재편될지의 함의를 읽는 투자자”가 유리하다고 봅니다. 1905년 ‘말 없는 마차(자동차)’를 설명하기 어려웠듯이, 설명 난이도가 높은 시기가 오히려 변곡점의 전조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출처: Opinion: Quantum computing works — now investors will see if the stocks do too - MarketW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