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알트코인은 ‘푸푸코인’이라 불릴까: 비트코인·이더리움 쏠림의 구조와 알트코인 생존 조건

“알트코인은 푸푸코인”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주기적으로 ‘대세’가 바뀌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동안은 밈코인, 한동안은 레이어1, 또 어떤 때는 게임·NFT 관련 토큰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흔들리거나 거품이 빠지는 국면이 오면, 돈이 돌아가는 길은 의외로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이름, 가장 큰 유동성, 가장 넓은 인지도 쪽으로 자금이 다시 모입니다.

이 흐름을 아주 직설적으로 표현한 사람이 있습니다. 캐나다 출신 기업가이자 TV 프로그램 ‘샤크 탱크’로 유명한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입니다. 

그는 알트코인을 ‘푸푸코인(poo-poo coins)’이라 부르며, 가상자산에 투자하더라도 비트코인(Bitcoin, BTCUSD)과 이더리움(Ether, ETHUSD) 중심이 현실적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표현이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그가 들고 오는 논리는 숫자와 구조입니다.

*푸푸를 한국식으로 번역하면 ‘응가’가 되겠습니다. 유아용 단어거든요.

알트코인이 흔들릴 때 자금이 비트코인·이더리움으로 모이는 이유를 시가총액, 유동성, 생태계와 사례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알트코인의 정의는 넓지만, ‘생존 경쟁’은 훨씬 더 좁습니다

알트코인은 말 그대로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코인을 뜻합니다. 다만 오리어리는 이더리움만큼은 예외에 가깝다고 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시장에서 이미 ‘표준에 가까운 지위’를 어느 정도 확보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가상자산은 기업 주식과 달리, 현금흐름이나 배당처럼 가치평가의 기준점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위기 때는 “이게 정말로 계속 거래될까?”, “필요하면 큰돈으로도 나갈 수 있을까?” 같은 아주 현실적인 질문이 앞에 섭니다. 

이때 힘을 발휘하는 것이 유동성과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사고팔수록 거래가 더 쉬워지고, 거래가 쉬울수록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시장 전체의 기본값’에 가깝고, 다수의 알트코인은 ‘각자도생’에 가깝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 참여자들이 충분히 붙지 않으면 가격과 유동성은 쉽게 마르고, 신뢰가 흔들리면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숫자가 보여주는 쏠림

오리어리가 특히 강조하는 근거는 시가총액입니다. 암호화폐 리서치 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데이터 기준으로,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약 1조8,000억달러 수준으로 언급됩니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비트코인이 모든 알트코인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약 6,000억달러 더 크다”는 비교입니다. 이더리움도 약 3,600억달러 규모로 거론됩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크기 자랑’이 아닙니다. 시장이 불안해질수록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줄이거나, 현금화가 쉬운 곳으로 이동하려는 성향이 강해집니다. 

주식시장으로 치면, 변동성이 커질 때 중소형주보다 초대형주로 돈이 모이는 장면과 비슷합니다. 가상자산에서도 “가장 크고, 가장 잘 알려지고, 가장 쉽게 거래되는 곳”으로 자금이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방어 행동이 됩니다.

여기에 2025년 4분기 알트코인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는 흐름도 겹칩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도 약세를 피하긴 어려웠지만, 알트코인은 더 폭넓고 가파른 조정을 겪으며 체력이 드러났습니다. 오리어리가 “두 자산만으로도 가상자산 시장의 대부분을 대표한다”고 말하는 배경에는 이런 구조적 쏠림이 깔려 있습니다.


“나는 인덱서다”라는 말의 뜻

오리어리는 자신을 “감정적으로 특정 코인에 빠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데이터를 보고, 시장을 대표하는 쪽에 투자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스스로를 ‘인덱서(indexer)’라고 부릅니다. 주식 투자로 비유하면, 개별 종목을 골라 맞히기보다 시장지수 ETF를 들고 가는 사고방식에 가깝습니다.

이 접근이 알트코인에 특히 불리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알트코인의 세계가 ‘승자독식과 소멸’이 공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새 프로젝트가 매일 등장하고, 토큰 이코노미(발행·유통 구조)가 복잡하며, 유동성이 얕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시장에서 “대중적 표준이 된 자산만 들고 간다”는 전략은, 기대수익을 낮추는 대신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선택이 됩니다.

오리어리는 실제로 10월에 24개가 넘는 알트코인 보유분을 정리했다고 밝히며, “메신저를 쏘지 말고 숫자를 보라”는 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밀어붙였습니다. 

특히 과거 고점 대비 60~90% 하락한 코인들이 여전히 많고, 그 수준에서 원래 자리로 되돌아오기 어렵다는 점을 강하게 말합니다. 가상자산 특유의 ‘한 번 꺾이면 유동성이 말라버리는’ 현실을 염두에 둔 주장으로 읽힙니다.


“알트코인 중에도 고품질은 있다”는 주장

물론 모든 알트코인을 한꺼번에 폄하하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도 큽니다. 비트코인IRA(BitcoinIRA) 공동창업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인 크리스 클라인(Chris Kline)은 알트코인을 단순히 한 덩어리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알트코인 중에는 결제·송금, 스마트컨트랙트, 데이터 오라클 같은 기능을 통해 ‘유틸리티(실사용 가치)’를 내세우는 프로젝트들이 있고, 그중 일부는 생태계를 형성해 왔습니다.

클라인은 “고품질” 알트코인 사례로 솔라나(Solana, SOLUSD), 엑스알피(XRP, XRPUSD), 체인링크(Chainlink, LINKUSD) 등을 언급합니다. 

솔라나는 비교적 빠른 처리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강점으로 삼아 디파이(DeFi)와 NFT 생태계를 키워왔고, 체인링크는 블록체인 바깥의 데이터를 온체인으로 가져오는 ‘오라클’ 역할로 여러 프로젝트에 연결됩니다. 엑스알피는 결제·송금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앞세워 왔습니다. 이런 설명은 “알트코인에도 목적과 기능이 분명한 자산이 있다”는 논리를 뒷받침합니다.

다만 여기에도 중요한 조건이 붙습니다. 알트코인은 ‘연구’를 전제로 한 시장이라는 점입니다. 웹3 플랫폼 기업 W3.io의 최고경영자 포터 스토웰(Porter Stowell)은 알트코인이 시간이 지나며 승자가 나올 수도 있지만, 주류 투자자에게는 위험이 너무 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결국 “모르면 위험한 게임”이 되고, 아는 만큼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알트코인이 특히 어려운 이유

오리어리가 알트코인에 회의적인 이유 중 하나는, 결국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려면 막대한 마케팅과 유통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좋은 기술이 있어도, 사용자와 개발자가 모여야 생태계가 돌아가고, 거래소 상장과 유동성 공급이 따라줘야 시장에서 ‘자산’으로 기능합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좋은 제품이 있어도 유통망이 약하면 성장에 한계가 생기듯, 코인 시장에서도 ‘기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벽이 존재합니다.

이 지점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강점이 다시 드러납니다. 비트코인은 가장 오래된 역사와 브랜드를 갖고 있고, 이더리움은 스마트컨트랙트 표준에 가까운 개발 생태계를 만들어 왔습니다. ‘대체 가능성’이 생기려면 단순히 더 빠르거나 싸다는 수준을 넘어, 시장의 습관과 인프라를 바꿀 만큼의 압도적 전환 동기가 필요합니다.


오리어리의 또 다른 베팅

흥미로운 대목은 오리어리가 코인 자체뿐 아니라 채굴 산업의 기반이 되는 부동산에도 관심을 둔다는 점입니다. 그는 채굴 센터가 들어설 수 있는 토지를 확보하는 쪽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이 “부동산 투자자”라는 정체성을 강조합니다. 

가상자산을 ‘기술’로만 보지 않고, 전기·부지·시설 같은 현실 자원과 연결된 산업으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이는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올수록, 가격뿐 아니라 인프라 경쟁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리게 합니다.


“지금 내가 들고 있는 코인은, 다음 위기에도 살아남는가”

알트코인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상승장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 ‘그럴듯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정장이 오면 프로젝트의 지속성, 유동성, 규제 리스크, 커뮤니티 결속력 같은 현실 요인이 가격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그래서 오리어리의 거친 표현이 불편하더라도, 그가 던지는 질문 자체는 투자자에게 꽤 실용적입니다. “가상자산에 투자한다면, 시장을 대표하는 소수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연구와 위험을 감수하고 잠재적 승자를 발굴할 것인가”입니다.

두 길 중 무엇이 정답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반복되는 패턴은 분명합니다. 

돈은 ‘이야기’보다 ‘살아남는 구조’로 이동합니다. 알트코인의 세계가 더 성숙해지려면, 개별 프로젝트의 기술 경쟁을 넘어 ‘신뢰와 유통’이라는 더 큰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 전까지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쏠리는 흐름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참고 출처: Kevin O’Leary from ‘Shark Tank’ tells us why he calls altcoins ‘poo-poo coins’ - MarketW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