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후계자 그레그 아벨이 직접 뽑은 '영원히 보유할 주식' 4선은?

워런 버핏 이후의 버크셔 해서웨이, 새로운 수장이 지목한 '영원한 주식' 4선

전 세계 투자자들의 성지이자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의 제국,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BRK.B)가 거대한 변화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2025년 말 버핏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그의 뒤를 이은 그레그 아벨(Greg Abel) 신임 CEO가 처음으로 주주 서한을 통해 자신의 경영 철학과 포트폴리오 전략을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서한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버크셔가 보유한 수많은 종목 중에서도 '영원히 함께할 주식(Forever Stocks)'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입니다. 버핏이 수십 년간 일구어온 3,000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주식 포트폴리오가 아벨 체제 하에서 어떻게 재편될지, 그리고 그가 선택한 '진짜 핵심'은 무엇인지 상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새로운 수장 그레그 아벨이 주주 서한을 통해 애플, 코카콜라 등 '영원한 주식' 4선을 발표했습니다. 버핏 은퇴 이후 달라진 버크셔의 투자 전략과 셰브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제외된 배경을 정밀 분석합니다.

그레그 아벨이 선언한 버크셔의 '4대 천왕'

그레그 아벨 CEO는 이번 주주 서한에서 네 가지 종목을 콕 집어 '영원히 보유할 주식' 혹은 그에 준하는 핵심 자산으로 규정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애플(Apple, AAPL),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AXP), 코카콜라(Coca-Cola, KO), 그리고 무디스(Moody’s, MCO)입니다.

아벨은 이 기업들에 대해 "우리가 비즈니스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경영진을 깊이 존중하고, 수십 년에 걸쳐 복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회사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버핏의 오랜 투자 원칙인 '이해할 수 있는 비즈니스'와 '훌륭한 경영진'이라는 가치를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40년을 함께한 동반자, 코카콜라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버크셔와 이 두 기업의 인연은 그야말로 전설적입니다. 버크셔는 코카콜라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40년 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카콜라의 경우, 1980년대 후반 주당 평균 3달러 수준에 매수했는데, 최근 주가가 사상 최고치인 81달러까지 치솟았으니 그 수익률은 가히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러한 '영원한 주식'들은 매수 원가가 매우 낮아 세금 부담 때문에라도 쉽게 팔 수 없는, 버크셔의 뿌리와도 같은 존재들입니다.

신용 평가의 제왕 무디스와 기술주의 자존심 애플

20년 넘게 보유 중인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약 10년 전부터 포트폴리오에 담기 시작한 애플 역시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혔습니다. 

특히 애플의 경우, 버핏이 최근 몇 년간 고점 대비 보유 물량을 약 80% 정도 줄여 현재 2억 2,700만 주까지 낮춰놓은 상태인데, 아벨의 이번 발언은 "더 이상의 추가 매도는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애플의 매수 원가는 주당 약 27달러로, 현재 주가인 264달러의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막대한 평가이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핵심에서 밀려난 기업들, 셰브론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위기?

흥미로운 점은 버크셔의 5대 투자 종목 중 하나였던 셰브론(Chevron, CVX)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BAC)가 이번 '영원한 주식' 명단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버크셔는 지난 18개월 동안 보유 지분을 거의 절반 가까이 매각하여 현재 약 280억 달러 규모(5억 1,700만 주)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약 200억 달러 규모인 셰브론 역시 아벨의 '핵심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는 아벨 체제 하에서 버크셔가 에너지와 금융 섹터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유연한(Dynamic) 자산 배분 전략을 취할 것임을 암시합니다. 즉, 상황에 따라 언제든 비중을 크게 조절할 수 있는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된 셈입니다.


아벨 체제의 새로운 변화: 일본 5대 상사와 포트폴리오 관리

아벨 CEO는 일본의 5대 종합상사(미쓰비시, 미쓰이, 이토추, 마루베니, 스미토모)에 투자한 350억 달러 규모의 자산 역시 '영원한 주식'과 같은 범주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로써 버크셔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의 약 3분의 2가 '장기 보유' 확정 종목으로 채워지게 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 관리의 주체는 누구인가?

워런 버핏의 은퇴 이후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누가 주식을 고를 것인가"였습니다. 아벨은 서한에서 "최종적인 책임은 CEO인 나에게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아벨은 전문적인 포트폴리오 매니저 경험이 없으며, 50개가 넘는 자회사를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버핏은 이에 대해 "아벨처럼 비즈니스를 평가할 능력이 있다면 주식도 잘 고를 수 있다"며 무한 신뢰를 보냈습니다. 또한, 버핏 본인이 앞으로도 주 5일 출근하며 자산 배분에 대해 자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혀, 당분간은 '아벨의 결단'과 '버핏의 조언'이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기존 투자 매니저인 테드 웨슬러(Ted Weschler)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6% 정도만 계속 관리하게 되어, 당초 기대했던 '웨슬러와 콤즈(Todd Combs, 작년 12월 퇴사)의 전권 장악' 시나리오는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확장의 갈림길: 왜 한국이 아닌 일본인가?

버크셔가 일본 상사들을 '영원한 동반자'로 점찍었다는 소식은 우리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한편으로 씁쓸한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인 버핏과 그 후계자 아벨은 왜 대한민국 주식에는 조용할까?"라는 의문이죠.

아벨 CEO가 이번 서한에서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이해 가능성''경영진에 대한 존경'입니다. 일본의 5대 상사들은 최근 몇 년간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고 파격적인 주주 환원을 실천하며 버크셔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습니다. 반면, 우리 증시는 여전히 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과 낮은 배당 성향이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벽을 완전히 넘어서지 못한 상태입니다.

결국 아벨의 시선은 단순히 나라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주주를 진정한 파트너로 대우하는 문화'를 고르고 있는 셈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을 과감히 덜어내는 아벨의 냉정한 결단력을 볼 때 ,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표준에 맞는 투명성을 증명해낸다면 그의 포트폴리오에 'K-종목'이 이름을 올릴 날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주식 투자에서 자회사 경영으로의 무게 중심 이동

버크셔의 이번 발표를 종합해보면, 아벨 체제의 버크셔는 과거 버핏이 주도했던 '공격적인 종목 발굴'보다는 '안정적인 핵심 자산 유지'와 '본업(자회사 경영)'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벨이 '영원한 주식'을 강조하고 새로운 대형 매수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 버크셔의 가치 창출원이 주식 시장보다는 직접 운영하는 50여 개의 자회사들로부터 나올 것임을 시사합니다. 워런 버핏이라는 거인이 세운 '주식 투자 제국'이 이제 그레그 아벨이라는 관리자를 만나 '거대 산업 지주사'로 완숙해가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에게 이는 버크셔가 앞으로 더욱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인 동시에, 과거와 같은 드라마틱한 수익률을 안겨줄 새로운 종목 발굴은 다소 더뎌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기도 합니다. '현인'의 시대를 지나 '전문 경영인'의 시대로 접어든 버크셔 해서웨이, 그들의 항해는 이제 막 새로운 좌표를 찍었습니다.


참고 출처:

Berkshire Hathaway CEO Suggests 4 Companies Are Forever Stocks—and 2 Might Not Be - Barr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