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미 증시 반등의 운명을 결정할 '운명의 주간', 실적 시즌 관전 포인트 3가지

4월 미 증시의 반등, '성적표'라는 거대한 시험대에 오르다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시작된 4월의 미국 주식시장은 마치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듯 활기찬 반등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분 좋은 반등이 계속될 수 있을지를 결정지을 '진실의 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바로 기업들의 지난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하는 실적 시즌(Earnings Season)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현재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와 치솟는 물가 때문에 "이제 끝인가?" 하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래도 우리 기업들이 돈은 잘 벌고 있잖아!" 하는 믿음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4월 반등을 시도 중인 미국 증시가 기업 실적 시즌이라는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19%에 달하는 이익 성장 전망과 인플레이션 공포 사이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핵심 지표와 기업들의 가이던스를 상세히 분석해 드립니다.


시장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방패: 실적 전망의 힘

최근 중동에서 들려오는 불안한 소식과 유가 폭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 500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지 않았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이 내놓은 '장밋빛 전망'이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고 분석합니다.


찰스 슈왑이 주목한 '놀라운 낙관론'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리즈 앤 손더스(Liz Ann Sonders)는 최근 매우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보통 시장이 어수선하면 향후 이익 전망치를 낮추기 마련인데, 오히려 올해 전체 S&P 500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 전망치가 최근 두 달 사이 19%까지 올라갔다는 점입니다.

이는 우리 일상으로 치면, "요즘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장사하기 힘들지?"라고 물었을 때, 많은 사장님이 "힘들긴 하지만, 효율을 높이고 새 상품이 잘 팔려서 올해 수익은 작년보다 훨씬 좋을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근거 있는 자신감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지금 좀 흔들려도 기업들이 돈을 잘 버니 주식을 팔지 말자"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이죠.


인플레이션이라는 불청객과 사라지는 '금리 인하'의 꿈

하지만 낙관론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는 소식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특히 한 달 만에 0.9%나 급등한 물가는 많은 이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가계 지갑을 위협하는 휘발유 가격

물가 상승의 주범은 역시 기름값이었습니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우리는 주유소에서 지갑을 열 때만 부담을 느끼는 게 아닙니다. 택배비가 오르고, 마트의 식료품 가격이 들썩입니다. 결국 우리가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여윳돈이 줄어들게 되죠.

이러한 물가 상승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고민을 깊게 만듭니다.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하는데, 시장이 그토록 바라던 '금리 인하'는 점점 멀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세리티 파트너스(Cerity Partners)의 수석 시장 전략가 짐 레벤탈(Jim Lebenthal)은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실적 시즌의 개막: 은행들이 먼저 문을 엽니다

이제 공은 다시 기업들에 넘어갔습니다. 이번 주부터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GS),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JPM), 웰스파고(Wells Fargo, WFC), 씨티그룹(Citigroup, C),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MS) 등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줄지어 성적표를 발표합니다.


이미 보이기 시작한 희망의 증거들

정식 시즌이 시작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기업은 이미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기대를 높였습니다.

델타 항공(Delta Air Lines, DAL)의 비행

기름값이 오르면 가장 타격을 입을 것 같은 곳이 어디일까요? 바로 항공사입니다. 하지만 델타 항공은 고유가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사람들이 비행기표 가격이 올라도 여행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죠.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 LEVI)의 반전

청바지의 대명사 리바이스 역시 예상치를 웃도는 이익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소비자들이 꼭 필요한 곳에는 여전히 소비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레이먼드 제임스(Raymond James)의 최고 투자 책임자 래리 아담(Larry Adam)은 이번 분기 S&P 500 기업들이 6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그야말로 "놀라운 저력"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과거의 숫자'보다 '미래의 약속'

이번 실적 시즌에서 우리가 유심히 봐야 할 것은 이미 지나간 1분기의 숫자가 아닙니다. 바로 기업 경영진들이 앞으로를 어떻게 내다보느냐 하는 '가이던스(Guidance, 향후 전망치)'입니다.


불확실성의 안개 속에서 내리는 결단

클리어브릿지 인베스트먼트(ClearBridge Investments)의 경제 및 시장 전략 책임자 제프 슐츠(Jeff Schulze)는 중동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에너지 가격이 어디까지 오를지 알 수 없기에 기업들이 향후 전망을 아주 보수적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합니다.

마치 등산을 하다가 갑자기 안개가 자욱해지면, 아무리 체력이 좋은 등산객이라도 "일단 천천히 상황을 보며 가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기업들이 몸을 사리기 시작하면, 실적이 잘 나와도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4월 미시간 대학교에서 조사한 소비자 심리지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기업들이 앞으로 마주할 환경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기초 체력은 튼튼하지만, 환경은 험난하다

지금의 미국 증시는 '기초 체력이 아주 좋은 선수'와 같습니다. 기업들은 여전히 돈을 잘 벌고 있고, 효율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장 주변의 환경(중동 분쟁, 고물가, 고금리)이 너무나 험악합니다.

앞으로 몇 주간 발표될 기업들의 성적표와 경영진들의 발언은 4월의 반등이 일시적인 '안도 랠리'였는지, 아니면 다시 한번 위기를 뚫고 올라갈 '진짜 상승'인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기업들이 이 험난한 파도를 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짜고 있는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참고자료:

April’s stock-market rebound is about to face its first major test as earnings season swings into gear - MarketW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