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아직인데 증시는 사상 최고치?" 공포를 넘어 낙관을 선택한 4월 미 증시 긴급 진단

폭풍 속의 반전: "전쟁도, 물가도 우리의 앞길을 막을 수 없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는 중동발 전면전의 공포에 떨었습니다. 이란과의 갈등으로 에너지가 차단되고, 물가는 치솟으며 주식시장은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았죠. 하지만 반전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습니다. 

지난 화요일 발표된 미국과 이란의 휴전 소식은 마치 가뭄 끝에 단비처럼 시장을 적셨고, 주식시장은 거의 1년 만에 '최고의 하루'를 기록하며 화답했습니다.

트루이스트(Truist)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키이스 러너(Keith Lerner)는 이 현상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시장은 본능적으로 불확실성의 정점(Peak)을 지났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이 옳은 판단인지, 아니면 성급한 기대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투자자들이 더 이상 공포에만 매몰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중동 전쟁 공포와 고물가 속에서도 나스닥이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60%의 되돌림이 주는 의미와 '이익의 눈사태'가 기대되는 기술주 투자 전략을 상세히 분석해 드립니다.

시장은 '완벽한 정답'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흔히 모든 문제가 깨끗하게 해결되어야 안심하고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생리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 동네에 큰 공사가 시작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먼지가 날리고 소음이 심할 때는 다들 인상을 찌푸리지만, 공사가 끝나기 직전 건물의 외관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벌써 그 주변의 상가 권리금을 계산하기 시작하죠.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이 완전히 종료되는 도장을 찍을 때까지 기다린다면, 주가는 이미 저 멀리 달아나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나스닥(Nasdaq Composite) 지수는 이번 한 주 동안만 4.7%나 급등하며 전쟁 이전 수준을 이미 넘어서 버렸습니다. S&P 500과 다우 존스(Dow Jones Industrial Average) 역시 사상 최고치를 향해 바짝 다가서고 있습니다.



60%의 되돌림이 주는 신호: "바닥은 이미 지났다"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 Global Advisors)의 수석 투자 전략가 마이클 아론(Michael Arone)은 시장의 기술적인 움직임에 주목합니다. S&P 500 지수는 이번 전쟁 관련 하락분의 60% 이상을 이미 만회했습니다.

과거의 데이터를 보면, 하락장의 절반 이상을 빠르게 회복했을 경우 '진짜 바닥'은 이미 지났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유하자면, 심한 독감에 걸려 앓아누웠던 환자가 벌떡 일어나 가벼운 조깅을 시작한 셈입니다. 아직 기침은 조금 남았을지 몰라도, 생명에 지장이 있는 단계는 지났다는 확신이 시장 전체에 퍼지고 있는 것이죠.



기술주, '성장'과 '가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이번 반등장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여준 것은 역시 기술주(Tech stocks)입니다. 연초만 해도 높은 금리와 물가 때문에 찬밥 신세였던 기술주들이 이제는 시장의 주인공으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이익의 아발란체(Avalanche, 눈사태)가 몰려온다"

LPL 파이낸셜(LPL Financial)의 제프 부크빈더(Jeff Buchbinder)는 1분기 기술주들의 실적을 두고 "이익 창출 능력의 눈사태"라고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1분기 기술 섹터의 수익은 45%, 매출은 27%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가격입니다. 현재 기술주들은 예상 실적 대비 약 23배(P/E 23)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시장 평균(S&P 500)과 비교했을 때 아주 약간의 프리미엄만 붙은 상태입니다. 

엄청난 성장성을 가진 우량한 물건을 일반적인 물건값과 큰 차이 없는 가격에 살 수 있게 된 셈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마다할 이유가 없는 '가성비' 구간에 진입한 것이죠.



여전히 남아있는 지뢰밭: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지의 상황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세계 에너지의 숨통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여전히 사실상 봉쇄 상태이며, 수백 척의 유조선이 길목에 멈춰 서 있습니다. 이로 인해 원유 현물 가격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고, 이는 미국 물가 지표를 2년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나티시스(Natixis)의 포트폴리오 전략가 가렛 멜슨(Garrett Melson)은 "지금은 리스크에 너무 깊이 발을 담그기보다는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할 때"라고 조언합니다. 휴전 협상이 얼마나 지속될지, 유가가 다시 안정될지는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추가 협상 결과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공포의 안개가 걷힐 때, 기회는 이미 누군가의 손에 있습니다

시장은 참으로 영악합니다. 우리가 신문 헤드라인을 보며 "큰일 났다"라고 외칠 때, 시장은 이미 그 악재를 가격에 다 반영해 버리고 다음 호재를 찾아 떠납니다. 이번 반등은 '전쟁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공포'가 지나갔다는 투자자들의 집단적인 믿음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지금 시장은 별을 보고 걷는 여행자처럼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밑의 진흙탕(전쟁 여파, 고물가)은 아직 다 마르지 않았습니다. 기술주의 강력한 실적이라는 든든한 지팡이를 짚되, 돌발적인 뉴스 헤드라인에 흔들리지 않는 냉정한 관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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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War? Inflation? The Market Is Moving On. - Barron's